존 그리샴의 초기 소설 같은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마음 속 땅 한 평 2010.03.10 20:58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가를 딱 한 명 꼽으라면 존 그리샴을 꼽는다. 그의 소설 중 가장 재미있게 본 소설 세 권을 꼽으라면 "의뢰인"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 "사라진 배심원", 이렇게 세 권을 꼽겠다. 그 중 하나를 택하라면 망설임 없이 "사라진 배심원"이다. (몇년 전 살짝 외도를 했지만) 존 그리샴은 법정 스릴러를 전문으로 쓰는 작가이고 위 세 소설 모두 그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명작 중의 명작.

최근 존 그리샴의 소설에서 '법정'이 살짝 뒤로 물러나고 예전처럼 통쾌한 맛이 조금 줄어들면서 살짝 아쉽던 찰나, 그의 초기작을 재현해 놓은 듯한 소설을 만났다. 마이클 코넬리의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이다.

마이클 코넬리는 미국에서는 대단히 성공한 스릴러 전문 작가라는데, 아쉽게도 국내에는 제대로 소개가 되지 못했다고 한다. 이 책이 사실상 그의 첫 국내 출간작이라도 봐도 되는 셈이라고. 알라딘에서 받아보는 신간 RSS 목록에서 '변호사'라는 단어를 발견하곤 책 정보를 읽는둥 마는둥 바로 보관함에 담았던 책.

의뢰인이 죄가 있든 없든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형사법 전문 변호사 마이클 할러. 링컨 타운차를 타고 다니는 냉혈한이다. 물론 실제로 냉혈한이면 소설이 재미가 없을테니, 겉으론 그렇게 살아도 속으론 자주 놀아주지 못하는 어린 딸에 대한 미안함과 모순이 많은 사법제도에 대한 갈등이 많은 사람이다. 갱, 마약중독자, 마약딜러 등등 사회의 구석진 곳에서 사는 사람들을 주로 변호하던 그에게 왠일로 부자집 도련님의 의뢰가 들어온다. 드디어 잭팟 한 번 터뜨리고 은퇴하는건가 싶었지만, 당연히 그렇지 않다.

스릴러 소설이니 당연히 소설이 주는 가장 큰 재미는 반전이다. 위기를 맞은 주인공이 그걸 헤쳐나가는 과정이 꽤나 치밀하게 그려져 있고, 잘 쓰여진 법정 스릴러가 주는 또 다른 재미인 미국 사법체계도 살짝 엿볼 수 있다. 나처럼 존 그리샴의 초기 소설을 그리워하는 분이라면 후회하지 않을 책. 추천.

존 그리샴을 모르는 분이라면... 음. 일단 "사라진 배심원"부터 읽어보시라. 적어도 책을 읽는 동안엔 세상 만사를 잊을 수 있다.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 10점
마이클 코넬리 지음, 조영학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