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길 여행기 : 4, 5코스

기타등등 2010.05.03 17:59
전날 지나갔다가 다시 되돌아온 길을 향해 4코스로 출발. 해안가 바위길을 지나고 나면 거짓말처럼 숲길이 하나 열린다. 그러나 이 숲길은 5코스 시작점에 있는 큰엉산책로에 비하면 그야말로 조족지혈.


CCKorea 사무실에서 얻어온 방석. 제주올레 홈페이지에서 방석을 꼭 챙기라는 글을 보고 가져갔는데, 정말 유용하게 잘 썼다. 중간 중간 정자나 벤치가 있는 코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많아 풀숲 위에 앉을 때 딱 좋다. 여행 뒤에 돌려주려 했는데, 많이 찌그러져서 돌려줘도 사용은 어려울 듯 해 그냥 Keeping.


4코스에 있는 망오름. 정상엔 동네 뒷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운동기구가 있다. 그러나 난 땀범벅.


4코스 종료지점에 도착하니 대략 오후 3시. 이날 저녁엔 중문에 있는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김제동의 노브레이크 콘서트를 예매해뒀기에 걷는 걸 중단하고 택시를 불러 중문으로 이동했다. 제주 공연을 마지막으로 김제동의 전국투어 콘서트는 끝나고, 이후 미국 공연이 잡혀있다 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김제동은 미국 공연을 하러 미국에 가 있다. 제주 공연의 게스트는 윤도현과 정태춘 그리고 정태춘의 평생 동반자인 박은옥. 1992년에 내가 다니던 대학을 방문한 정태춘의 라이브를 들었는데, (그 시절 정태춘은 한창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을 하고 있었기에 내가 듣고 싶었던 '떠나가는 배' 같은 곡을 들려주지 않았다) 거의 20년이 지나서야 그의 '떠나가는 배'를 라이브로 들은 셈이다. 아마도 이날 제주 컨벤션센터에 있던 관객의 대다수는 정태춘을 몰랐을텐데도 (정태춘, 박은옥이 한창 활동을 할 때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관객이 많았을 터), 관객들은 노래가 끝날 때마다열렬한 환호와 박수로 답해주었다.


내가 묵었던 숙소 근처, 중문중학교 앞이다. 날은 흐린 편이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꽃이 활짝 폈다.


만약 제주도를 여행하던 중에 딱 반나절의 시간이 있어 올레길을 걷고 싶다면, 이곳을 추천한다. 남원포구에서 약 3km 지점에 있는 큰엉 경승지 산책로다. 택시를 타고 산책로 입구로 가서 걸으면 된다. 이런 산책로가 또 있을까 싶을만큼 아름다운 길이다.


올레길 5코스 종료지점은 쇠소깍이다. 이쯤 되면 종료지점이 가깝지 않나 싶을 즈음 갑자기 눈 앞에 계곡이 나타난다. 이게 뭔가 싶은데, 조금 지나니 레프팅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닥이 투명한 카약을 체험할 수 있다니. 제주도에서 말이지. 액수는 잘 기억나지 않는데, 내 기억으로는 별로 비싸지 않았다. 가족과 함께 갔다면, 특히 자녀들과 함께 타볼만하지 않을까 싶다.


쇠소깍에는 숙소가 딱 하나 뿐이다. 식당과 겸한 민박집인데, 마침 이날 결혼식 피로연이 있어 상당히 시끌벅쩍했다. 해가 진 뒤에 비가 쏟아졌는데, 바깥에서 계속 고함소리가 들리기에 난 이 소리가 비바람에 대비하는 주민들이 내는 소리인줄 알았다. 알고보니 그게 아니라 피로연에 참석한 하객이 내는 소리. 유난히 목소리가 큰 한 분이 있었는데, 거의 새벽까지 똑같은 크기로 소리를 지르셨다. 성대도 참 튼튼하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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