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고소대행 법무법인 변호사 입건

CCL과 저작권 2009.04.24 17:18
네티즌의 저작권 침해 사례를 찾아내 고소해온 법무법인의 변호사가 입건됐다는 소식. 입건된 이유는 이들 법무법인에서 고소장을 작성하는 등의 법률 사무를 변호사가 아닌 일반인에게 맡겨 처리를 했다는 것. 심지어 법무법인에서 일하는 직원도 아니라, 변호사의 부인 명의로 회사를 설립하고 그 회사의 직원들에게 일을 시켰단다. 그것도 무려 30여 명에게. 30명이 넘는 사람들이 고소장을 작성할만큼 시도 때도 없이 저작권 침해 사례가 있었다는 뜻이기도 하니 한편으로 씁쓸한 면도 있다.

기사를 읽다보면 더 놀라운 내용이 나온다. 이미 알고 있던 거지만, 구체적인 액수를 보니 놀랍다. 이들이 고소 취하를 조건으로 합의한 사람의 수가 8047명이며, 합의금의 총액이 70억원에 이른다는 대목이다. 참 많이도 고소했고, 많이도 합의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고소하려면 30명이라는 수의 직원이 필요할 법도 하다.

이미 여러 해 전에 법무법인으로부터 고소장을 받고 경찰서에 다녀온 청소년 한 명이 그 압박을 견디지 못해 자살한 사례도 있었다. 초등학생 때 어딘가에 올려놓은 음악 파일 때문에 합의금을 낸 고등학생도 있는 등 이런 사례는 작고 가벼운 것부터 한 사람이 자신의 인생을 끝내버리는 참혹한 사례까지 다양하다. 실로 안타까운 것은 법무법인이 청소년을 협박(저작권 침해자에게 대리인이 소송을 한 것이 협박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생각해보라. 15살 된 중학생이 경찰서로부터 전화를 받고 변호사에게 '깜빵' 얘기를 듣는다면, 그게 협박이 아니고 뭔가)하는 일이 벌어지는 동안 마땅히 관심을 가져야할 사람들이 그러지 않았다는 데 있다.

뒤늦게나마 저작권 시범학교라는 것도 생기고, 저작권 침해로 적발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교육도 하고 있으니 다행이다. CC Korea에서도 최근 이런 교육에 참여해 강의를 하기도 했는데, 아직은 여러 면에서 아쉽다. CC Korea 내부에서도 고민이 계속되고 있고, 좀 더 좋은 방법을 찾는 사람들이 있으니 점점 나아지겠지.

창작자에게 보상을 해야 한다는 대의에는 절대로 찬성한다. 하지만 그걸 현실에 실현하는 방법이 '묻지마 고소'라면, '닥치고 합의금 내놔'라면, 이것이 과연 창작자를 격려하고 창작 의욕을 높이는 저작권법의 이상을 실현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