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절친한 친구는 홍대 근처에서 서점을 한다. 정확히는 회계사, 세무사 관련 전문 서점을 하며 동시에 인쇄, 복사도 하고 있다. 회계학과를 나와 회계사 공부를 몇 년간 하던 친구는 공부를 그만두고 복사집을 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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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 같은 복사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적이 있었는데(같은 시기에 한 것이 아니라 그 친구 뒤를 이어 내가 일을 했었다) 그 시기의 경험이 결국 직업이 된 셈이다. 그 친구의 아버님과 내 아버지가 고등학교 동창이며 아주 절친한 사이셨기에 2대에 걸쳐 친구로 지내고 있는 셈이다. 친구의 아버님은 술을 전혀 못하시는데도 불구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걸 즐기셨는데 반해 나와 그 친구는 만나면 오로지 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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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부터 그 친구와 술을 마시게 되면 저녁으로 김밥을 한 줄씩 먹고 가곤 했다. 배가 고프다고 저녁 겸 술을 먹었더니 너무 배가 불러 술을 제대로 먹지 못한 뒤로는 아주 간단하게 허기만 달랜 뒤 술을 먹으러 가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날 따라 '짜장면 하나 먹고 갈까?' 하기에 그냥 '그러자'하고 시켜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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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에서 술을 마시면 늘상 가는 몇 군데의 단골 술집이 있다. 사진에 담은 이 집도 그 중 하나인데, 미국에서 사온 담배 케이스를 잃어버린 곳이 바로 이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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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을 워낙 자주 갔기에 늘 먹는 안주도 정해져 있다. 깐풍기. 친구는 늘 이것만 시켜먹기에 주인 아저씨도 당연히 이걸 시킬 거라는 걸 알고 있다.

2차는 몇 년 전부터 가게 된 술집 하나. 통기타 가수로 활동을 하다 음반을 내며 운영하던 가게를 정리했으나 음반 시장 불황으로 결국 잘 되지 않아 장소를 옮겨 다시 가게를 낸 형님이 운영하는 술집이다. '푸른 굴뚝'이라는 이름의 이 집은 매번 가는 곳은 아니지만 사장 형님과의 친분으로 정기적으로 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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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선 가끔 형님의 라이브 공연을 들을 수도 있고, 또 형님이 알고 지내는 기타 동호회 회원들의 라이브도 들을 수 있다. 같이 소주를 마시며 누군가 블로그에 '푸른 굴뚝'에 대한 평가글을 올렸다는 말을 전해들었다는 말씀을 하시더라. 개인의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날치 알쌈에 소주 한 잔 마시러 가기엔 괜찮은 곳이다. 특히 여성분들은 노래 한 곡씩 청해 들으며 답례로 소주 한 잔 권해 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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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기분 좋게 취했다. 절대로 안취했다고 잡아떼는 다른 술꾼들과는 달리 이 친구는 '나 취했다'고 얘기한다. 그 상태에서 다음 장소로 이동해서 술을 더 먹게 되면 말통을 갖다놓고 마시는 상태가 되니 거기서 조용히 집으로 가는 게 건강에 좋다. 결혼하고 애가 생기면서부터는 대개 그 상태에서 술자리를 끝내고 각자 집으로 향하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그렇게 오래 동안 소주를 먹었음에도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는 건 친구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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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02 01:36 2008/02/02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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