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먼스 미신 - 10점
프레더릭 브룩스 지음, 김성수 옮김/케이앤피북스

간단한 산수 문제다. 열 명이 두 달간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있다. 이 프로젝트에 스무 명의 인원을 투입하면 프로젝트 기간이 한 달로 줄어들까?

이 글을 보는 여러분들은 아마도 답을 알고 있을터다. 여러분과 내가 아는 답을 맞춰보기 전에 한 가지만 더 생각해보자. 한 명의 일꾼이 하루에 10kg의 흙을 퍼나를 수 있다면, 열 명의 일꾼이 하루에 퍼나를 수 있는 흙의 양은 얼마나 되나? 산술적으로는 아주 간단히 답이 나온다. 100kg이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현실에서는 단순한 산수 외에 또 다른 조건의 확인이 필요하다. 가령 이런 것들이다.

  • 열 명의 일꾼이 일하는 공간이 동시에 10명이 일하기에 충분한가?
  • 열 명의 일꾼이 모두 동일한 능력을 지니고 있는가?
  • 열 명의 일꾼이 흙을 퍼나르는 동선은 서로 겹치지 않는가?
  • 열 명의 일꾼이 서로의 일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가? 즉 선행되어야 하는 작업은 없는가?
이런 것들이 현실에서의 결과와 산술적인 계산이 달라지게 하는 원인이 된다. 이러한 제약 조건을 감안하게 되면 위 문제의 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문제 속의 프로젝트에서 결과가 그렇게 나오지 않는 이유는 너무나 자명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투입되는 인원이 늘어날수록 그들간의 의사 소통 채널은 증가하기 마련이고(이에 대해선 5th rock님의 글에도 잠깐 언급되어 있다), 이렇게 늘어난 의사 소통 채널은 업무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이 경우 그 영향의 결과는 대개 부정적으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실제로 10명 이상의 인원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본 경험이 있다면 이에 대해 절실하게 느꼈을 것이다. (의사소통이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주는가에 대해서는 애자일 컨설팅 김창준님의 글을 참고)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웹 사이트 제작 프로젝트를 포함한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의 경우 초기 설계 단계에서 필요한 인력과 실제 구축 단계에서 필요한 인력의 수가 달라진다. 설계 단계에 많은 인력이 참여한다해서 설계의 완결성이 그에 비례해서 높아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사실 소수의 핵심 인력이 설계를 하는 것이 오히려 다수의 인력이 참여한 경우보다 완결성이 높을 수 있다.

설계가 진행된 이후 상세한 구축 단계로 진행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프로젝트이건 하나의 모듈 혹은 하나의 파트가 완전하게 독립적으로 구축되어 결과를 보여주는 경우는 없다. 가령 회원 정책은 고객센터의 운영 정책에 영향을 주고, 게시판 운영 정책은 회원 정책에 영향을 준다. 이는 다시 포인트 혹은 마일리지 정책과 밀접한 관련을 맺기 마련이다. 이런 식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을 수밖에 없기에 다수의 사람이 여러 분야에 골고루 투입되어 있다는 것이 업무의 빠른 진행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서로 영향을 주는 것은 이것 뿐만이 아니다. 일꾼의 이야기에서도 언급했다시피 프로젝트에서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것은 선행-후행 작업의 프로세스이다. 선행 작업이 늦춰지면 그에 따라 전체적인 일정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물론 이런 점 때문에 각 업무의 중요도와 작업 분량에 따라 정확한 일정을 산출해내고 그에 따른 적절한 버퍼를 산정하는 작업에 많은 힘을 쏟는다.

또 다른 중요한 문제가 남아있다. 동일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일을 한다고 가정할 경우 소수의 사람이 일을 할 때보다 다수가 일을 할 때 결함이 훨씬 늘어난다. 두 명이 코딩한 작업물과 스무 명이 코딩한 작업물에서 발견되는 결함의 양은 하늘과 땅 차이에 가까워진다. (역시 김창준님의 좋은 글이 있다)

프로젝트가 막바지에 이르러 일정의 압박을 받게 되면 관리자의 머리 속에서는 -유일해 보이는- 한 가지 해결방안이 떠오른다. 인력을 추가하자! 인력을 더 투입하자! A 파트의 개발이 늦어지고 있으니 개발자를 한 명 더 뽑아서 그 파트에 투입하자! 그러면 일정이 당겨질 것이다.

그럴까?

사람은 바로 부착이 가능한 기계가 아니다. 더구나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는 고도의 지식 산업이자, 전문적인 분야이며 창의성이 요구되는 분야이다. 추가 인력 투입을 굴삭기를 한 대 더 투입하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그 이유 역시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모두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인원을 더 투입해서라도 일정을 맞춰야 하는거 아냐?"

고객의 입에서 혹은 관리자의 입에서 이런 말을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개의 경우 애초에 일정 산정이 잘못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 더 많은 인력을 투입하는 것은 더욱 어지러운 상황을 불러올 뿐이다.

관련글: PM 기술 특강 후기


덧; 서명덕 기자의 블로그에서 본 트랙백 이벤트에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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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8 08:50 2008/02/2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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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조직이야기 (2/2) - 조직의 탄생

    2008/02/28 11:24
    삭제
    다 아시다시피 이전에 2개 회사에 대해 제가 컨설팅을 했던 경험을 짧게나마 언급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이야기에 앞서 먼저 조직에 대해 제가 생각한 바를 이야기를 드리고 관련된 생각을 언급하는 것이 더 편할 것 같아 조직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할까 합니다. 조직은 다 아시다시피 2명 이상이 사람이 결성이 되어야만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한 명으로 이루어진 조직도 있을 수 있긴 하겠지만, 조직이라고 부르기에는 좀 어폐가 있는 것 같아 통상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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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태현
    2008/02/28 10:44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수확체감의 법칙과도 어느 정도 맞물리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 mindfree
      2008/02/28 14:20
      댓글 주소 수정/삭제
      수확체감의 법칙이 뭔지 잘 모르겠네요. ^^; 이런 댓글 덕에 공부할 꺼리가 자꾸 생깁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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