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으로, 진보왈 보수왈 정치 가치관이 아닌 실제 계급 정체성, 즉 주머니 사정을 좇아 투표하기를 권합니다. 당신이 막장 본좌급 울트라 가부장 마초든 예수쟁이든 소심쟁이든 간에 관계 없이 말이죠. 자기 주머니 사정을 배려하고 연민한다면 좀 더 정확한 선거권 행사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출처: http://ozzyz.egloos.com/3693117

지난 주에 고등학교 때 친구들을 만났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에 한 친구가 작년에 낸 세금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고, 연말 정산 같은 단어가 뒤이어 등장했다. 마침 그 자리에 세무사도 있었고, 회계학을 전공한 뒤 회계사 시험을 준비하다 때려치운 녀석도 있었으니 그럴 법도 하다. 직업이 뭐든 간에 어쨌든 다들 직장에 다니거나, 사무실을 운영하거나, 가게를 하거나 해서 밥벌이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니 연말 정산이나 세금 문제는 신경이 쓰이는 부분 중 하나다.

그 중 한 명이 푸념을 늘어놓았다.

"우리 애가 어쩌다 한 번 아파서 병원 가는 거 말고는 병원 갈 일이 없는데, 의료보험료는 왜 그리 많이 내는지 몰라"

의료보험료, 내 월급에서도 얼마간 자동으로 빠져나간다. 그와 함께 국민연금도 나간다. 국민연금 제도는 제도 자체에 대해서는 찬성하지만, 운용 방식에 대해 예전에 한 바탕 욕설을 퍼부운 기억도 있다. 허나, 의료보험 제도에 대해서는 '절대 찬성' 주의자이고, 사실 지금 내는 금액보다 좀 더 내라고 해도 부담할 의향이 있다. 지금도 내가 의료보험료를  많이 내고 있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근데 그 친구는 많이 더 내고 있나 보다.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들은 세무사 녀석이 '형님이 내는 보험료가 이건희 회장과 별 차이가 없다'고 한다. 흐음.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소득에 따라 그다지 격차가 나지 않는다 어쩐다. 근데, 그것도 꽤나 '버는'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알고 있었는데, 내 친구 중에 그런 녀석이 있다니. (대충 들어보니 그 친구의 작년 연봉은 9천만원 가량 된다)

언젠가부터 주위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하다보면 슬슬 각자의 정치적 견해나 포지션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어떤 이는 지하철 노조의 파업이 도저히 이해가 안되고, 어떤 이는 매달 내는 의료보험료가 이해가 안된다. 간단히 말해, 서른이 넘어가면서 서로의 '벌이 능력'이 달라지고 있다는 뜻이다. 내 경우엔 예나 지금이나 벌이도 별반 달라진 것이 없고, 갑자기 누가 유산을 남겨준 것도 아니며, 어디 돈 잘 벌만한 사업 꺼리를 잡은 것도 아니다. 결정적으로, 거대 산업이나 미디어들이 싫어하는 일이나 사상을 좋아하게 되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그렇잖아도 비주류 감성에 가깝던 놈이 점점 더 그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이번 선거에서는 무조건 진보신당에 표를 몰아줄 생각이다. 내가 사는 동네에 출마한 진보신당 후보는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미싱사 같은 일들을 전전했다 한다. 없이 살아본 사람이 반드시 나중에 없는 사람들을 보살피는 방향으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 경우도 많을터다. 하지만, 어쨌든. 난 그 후보에게 투표할거다. 한 번도 없이 살아본 적이 없는 사람보다는, 한 번이라도 없이 살아본 사람이 정치권에 들어가야 그나마 비정규직 문제나 최저 생계비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살필 정책을 만들 거 아닌가.

십여 년 전에 우리 아버지는 '이제는 우리도 중산층'이라고 말씀하고 다니셨다. 그러나 그로부터 십여 년이 지난 지금. 난 극빈층은 아니지만, 결코 서민층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돈을 모아서 최악의 사태를 대비하자는 생각은 하게 됐지만, 앞으로 착실히 돈을 모은다해도 10년 이내 웬만한 아파트 전체금 낼 돈을 모을 가능성조차 희박하다. 10년 쯤 뒤가 되면 지금 1억이라는 아파트 전세는 얼마나 될까? 그 때가 걱정되면 이제라도 정신차려라. 한나라당은 연봉 3000만원 받는 당신 따위에겐 관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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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08 15:57 2008/04/0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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